본문 바로가기
감성적 영화 해석

존윅4 복수, 고독, 그리고 자유의 끝

by 박회장-* 2025. 11. 13.

영화 존윅4

복수로 물든 존윅의 여정

영화 〈존 윅 4〉는 단순한 액션 영화의 경계를 넘어선 철학적 서사다. 이번 작품은 피, 총, 복수로 상징되는 잔혹한 세계 속에서도 한 인간이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마지막 여정을 담고 있다. 존 윅(키아누 리브스)은 여전히 모든 이들에게 두려움의 상징이며, 세상이 그를 ‘죽은 자’로 만들려 할수록 그는 더욱 강해진다.

영화의 서두는 장엄하다. 존은 조직의 심장부, ‘고위회’를 상대로 복수를 시작한다. 그는 더 이상 도망치지 않는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 — 자신을 옭아매는 계약의 사슬을 끊는 것이다. 그의 총성은 단순한 분노가 아니라, 자유를 되찾기 위한 인간의 마지막 몸부림이다.

〈존 윅 4〉는 시리즈 중 가장 미학적인 작품이다. 액션은 더 정교해졌고, 카메라는 피와 예술 사이의 경계를 교묘히 넘나든다. 총격전은 마치 춤처럼 유려하며, 존의 한 걸음 한 걸음은 마치 의식의 행위 같다. 그는 싸우는 동시에 자신을 구속하는 세계를 해체하고 있다.

존의 복수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그는 자신을 배신한 세계에 맞서며, ‘정의’와 ‘존엄’을 되찾으려 한다. 그의 분노는 폭력이 아니라 존재의 외침이다. “내가 누구인지, 이 세상에 증명하겠다.” 그 말은 피의 전쟁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을 잃지 않으려는 마지막 선언처럼 들린다.

 고독으로 쌓아 올린 인간의 상처

〈존 윅 4〉의 진짜 무게는 총이 아니라 ‘고독’에 있다. 그의 복수는 결국 자신을 파괴하는 길이기도 하다. 그가 죽이고 싸우는 동안, 세상은 점점 더 차가워지고, 그의 곁은 점점 더 비어간다.

영화 속 존은 끊임없이 묻는다. “이 모든 싸움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 질문은 관객에게도 던져진다. 우리는 분노와 슬픔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 끝에서 진정한 평화를 찾을 수 있을까? 존의 눈빛은 그 대답을 대신한다 — 자유는 피로 얻어지는 것이지만, 그 피에는 언제나 상처가 남는다.

존이 마주하는 인물들은 모두 거울처럼 그를 비춘다. 맹인 암살자 케인(견자단)은 과거의 친구이자 그가 잃어버린 인간적인 모습을 상징한다. 그는 싸우지만, 싸우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의 칼끝에는 존에 대한 연민이 깃들어 있다. 두 사람의 전투는 단순한 살육이 아니라, 서로의 운명을 인정하는 의식이다.

또한 ‘호텔 콘티넨탈’을 잃은 윈스턴(이언 맥쉐인)은 존의 또 다른 자아를 상징한다. 그 역시 권력과 자유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이다. 그들의 대화는 철학적이다. “자유는 죽음과 같다. 오직 죽은 자만이 완전히 자유롭다.” 이 말은 영화의 본질을 압축한다. 존은 죽음으로써만 자유를 얻을 수 있는 남자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존의 고독은 깊어진다. 그는 전 세계의 암살자들에게 쫓기며, 모든 도시가 그를 배신한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는다. 그의 걸음은 고독하지만,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그의 총성은 ‘살기 위한 외침’이 아니라, ‘자신답게 죽기 위한 노래’다.

자유로 완성된 마지막 선택

〈존 윅 4〉의 마지막은 그 어떤 시리즈보다도 장엄하다. 존은 고위회와의 결투를 통해 드디어 자유를 얻을 마지막 기회를 맞이한다. 그 결투는 단순한 피의 대결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와 신념을 시험하는 장이다.

존은 끝까지 싸운다. 그의 몸은 피투성이지만, 그의 눈빛에는 평온함이 깃든다. 그는 마침내 세상의 규칙을 거부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그의 마지막 대사는 짧지만 강렬하다. “이제… 집에 가야겠군.” 그 한마디에는 4편 전체의 의미가 담겨 있다.

존에게 ‘집’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다. 그것은 평화, 사랑, 기억, 그리고 인간성의 상징이다. 그는 복수의 끝에서 결국 자신이 잃었던 ‘인간’을 되찾는다. 그의 죽음은 패배가 아니라 완성이다. 그는 죽음을 통해 자유로워졌고, 세상의 폭력적 질서로부터 벗어났다.

엔딩 장면에서 그의 무덤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A Loving Husband.” 이 문장은 아이러니하면서도 아름답다. 수많은 피의 전쟁을 치른 그가 결국 ‘사랑하는 남편’으로 기억된다는 것. 그것이 그가 평생 찾아 헤맸던 정체이자, 그의 인간적인 귀결이다.

〈존 윅 4〉는 단순한 액션의 끝이 아니라, 하나의 철학적 서사로 완성된다. 그의 총성은 복수가 아닌 해방의 선언이다. 그의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라, 진실로 가는 길이다. 그리고 그의 죽음은 비극이 아니라, 자유의 완성이다.

복수, 고독, 그리고 자유의 끝

〈존 윅 4〉는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을 해부한다. 복수를 통해 정의를 찾으려 하지만, 결국 그 여정의 끝에는 ‘자유’라는 단어만이 남는다. 존은 세상의 법을 거부하고, 오직 자신의 길을 걸었다. 그의 피는 복수의 흔적이 아니라, 자신답게 살기 위한 예식이었다.

이 영화는 묻는다. “자유를 위해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는가?” 존의 대답은 명확했다. 그는 모든 것을 잃어도, 자신은 잃지 않았다. 그의 삶은 고통으로 가득했지만, 그의 마지막은 평화였다.

〈존 윅 4〉는 피와 철의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는 사랑과 구원의 메시지가 있다. 그는 복수로 시작했지만, 자유로 끝났다. 그것이 바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죽음이며, 가장 아름다운 삶이다.

“존 윅은 죽었지만, 그의 자유는 살아 있다.” 그것이 이 영화가 남긴 마지막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