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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 영화 해석

위키드1 빛,선택,진실

by 박회장-* 2025. 11. 17.

영화 위키드1

 

 

 

등장인물의 빛의미

영화 위키드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 아니라, 그 사람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해부하는 작품이다. 엘파바와 글린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정반대의 빛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 빛이 반드시 ‘선함’을 의미하는 것도, ‘행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빛은 때때로 짐이고, 가림막이며, 때로는 도망칠 수 없는 이름표가 되기도 한다.

엘파바에게 빛은 타인의 기대가 아니라 자신 안에 조용히 깃든 의지에서 비롯된다. 사람들은 그녀를 두려움과 낯섦의 색으로 바라보지만, 그 속에 담긴 진짜 빛을 보려 하지 않는다. 우리가 누군가를 판단할 때도 비슷하다. 그 사람 안에 있는 수많은 가능성과 내면의 온도가 아니라, 표면적 특징 몇 가지로 성격을 단정하며 빛을 보려는 대신 그림자를 먼저 찾아내곤 한다.

글린다의 빛은 외형적이며 사회적으로 자연스레 인정받는 빛이다. 그러나 그 빛은 그녀를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모습에 맞춰야 하는 삶, 늘 밝아야 하고, 늘 완벽해야 하며, 늘 누군가의 중심에 서 있어야 한다는 압박은 빛이 아닌 족쇄가 되어 그녀의 마음을 조용히 조인다.

이 영화가 아름다운 이유는 ‘빛이 곧 행복’이라는 단순한 정의를 부숴버린다는 데 있다. 진짜 빛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스스로 발견되는 감정이며,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자라난다. 엘파바의 빛은 세상이 부정한 빛이었지만, 그 빛은 누구보다 강한 진실을 품고 있었다.

위키드의 선택길

선택은 위키드가 가장 강렬하게 던지는 질문이다. 사람들은 종종 결과로 타인을 평가하지만 그 사이에 숨어 있는 선택의 순간을 바라보지는 않는다. 엘파바가 세상을 등지는 것은 악의 선택이 아니라 세상의 왜곡에 굴복하지 않으려는 선택이다. 그 선택이 그녀를 고립시켰지만 고립은 때로 자유의 다른 이름이 된다.

글린다 역시 선택의 고통을 겪는다. 사람들에게 칭송받는 위치에 머무르는 선택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결국 ‘보여지는 선함’과 ‘진짜 선함’의 차이를 깨닫는다. 진짜 선함은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옳은 방향을 선택하는 데 있다. 그녀가 마지막에 보여주는 결단은 우리가 인생에서 마주하는 성장의 장면과 매우 닮아 있다.

선택은 인간을 만든다. 그리고 선택의 과정은 대부분 고요하고, 아프고, 깊다. 엘파바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상처를 감수했고, 글린다는 스스로의 진심을 위해 화려한 가면을 벗었다. 이 여정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우리 인생에서 마주하는 진짜 순간들을 은유한다.

우리가 타인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선택에 도달하기까지의 ‘내면의 과정’을 보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위키드는 그 과정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선택은 항상 올바른 길을 비추는 빛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혼란, 두려움, 상처, 희생의 그림자가 함께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은 나를 확실히 ‘나’로 만들어 준다.

영화 속 진실길

진실은 언제나 조용하다. 그러나 그 조용함은 강하고, 오래 남으며, 사람의 마음을 천천히 흔들어 깨우는 힘을 가진다. 위키드는 ‘진실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사랑, 우정, 신념, 정의라는 여러 층위를 통과시키며 보여준다.

세상은 엘파바를 악으로 규정한다. 하지만 악이라는 단어는 사실 세상이 자신들의 불안을 감추기 위해 어딘가에 던져놓은 편리한 딱지일 뿐이다. 그녀의 진심은 정의롭고 따뜻하지만, 사람들은 진실을 보려 하지 않는다. 그녀가 가진 힘이 아니라 그녀의 ‘색’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글린다는 진실 앞에서 흔들리는 인물이다. 사람들의 인정과 진실 사이에서 갈등하며 결국 진실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그녀의 성장 또한 매우 인간적이다. 진실은 늘 정답처럼 보이지만 정답을 선택하는 것은 언제나 고통을 동반한다.

위키드가 말하는 진실은 단순한 사실의 영역이 아니다. 진실은 존재의 핵심에 가까운 감정이며,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용기에서 비롯된다. 누군가의 틀 속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불완전함까지 함께 끌어안는 과정. 그것이 위키드가 말하는 진실의 의미다.

그리고 마지막에 남는 감정은 한 가지다. “빛과 선택, 진실은 결국 서로를 비추며 인간을 완성시키는 힘이다.” 엘파바와 글린다가 서로에게 남긴 온기와 상처는 모든 인간 관계의 축소판이자 우리가 성장하며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로다. 그래서 위키드의 여정은 마법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삶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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