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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 영화 해석

라라랜드 꿈, 사랑, 그리고 현실의 선율

by 박회장-* 2025. 10. 17.

영화 라라랜드 영화 포스터 사진

꿈으로 피어나는 라라랜드의 서막

〈라라랜드(La La Land, 2016)〉는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선사한 음악과 색채의 향연이자, 꿈을 쫓는 청춘들의 고백이다. 영화는 로스앤젤레스의 붐비는 도로 위, 뮤지컬 넘버 “Another Day of Sun”으로 문을 연다.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는 수많은 오디션에서 떨어지며 자신이 정말 재능이 있는지 회의감을 느낀다.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은 순수한 재즈의 정신을 지키고 싶어 하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음악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두 사람의 만남은 마치 영화처럼 우연하다. 그러나 그 우연은 곧 인생을 바꿀 ‘운명’으로 이어진다.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며, 그들은 다시 한 번 꿈을 꾸는 법을 배운다.

“당신이 내 꿈을 믿어준 덕분에, 나는 다시 연주할 수 있었어요.”

〈라라랜드〉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미아는 무대 위의 배우로, 세바스찬은 자신만의 재즈 클럽 주인으로 성장하며, 서로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간다.

이 영화가 아름다운 이유는, 현실을 도망치지 않고 마주한다는 데 있다. 꿈은 언제나 대가를 요구한다. 그러나 그 길 위에서 피어나는 사랑은 우리 인생의 가장 찬란한 순간이 된다.

 

사랑으로 물든 라라랜드의 밤

〈라라랜드〉의 중심에는 ‘사랑’이 있다. 하지만 이 사랑은 단순히 로맨틱한 감정이 아니라, 서로의 열정을 지탱해주는 ‘믿음’이다. 세바스찬은 미아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고, 미아는 세바스찬이 음악을 다시 사랑하게 만든다.

그들의 사랑은 별빛처럼 반짝인다. 그 유명한 천문대 장면에서, 두 사람은 춤을 추며 우주를 날아오른다. 현실을 잊고 오직 사랑과 음악만이 존재하는 그 장면은 영화사의 가장 낭만적인 순간 중 하나로 남는다.

“우리가 함께한 모든 순간이,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었어.”

그러나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 세바스찬은 현실적인 성공을 위해妥協하고, 미아는 파리로 떠나며 자신의 꿈을 좇는다.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이 각자의 미래를 대신할 수는 없음을 안다.

〈라라랜드〉는 바로 이 ‘사랑의 이별’을 섬세하게 그린다. 사랑이 끝나도 그것이 헛된 것이 아니듯, 그들이 함께한 시간은 서로를 완성시킨다. 사랑이 끝났다고 해서 감정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새로운 시작의 원동력이 된다.

두 사람의 마지막 미소는 이별의 아픔이 아니라 ‘감사의 인사’다. “당신 덕분에 나는 나를 찾았어요.” 그것이야말로 라라랜드가 전하는 사랑의 가장 순수한 형태다.

 

현실로 이어지는 라라랜드의 여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만약 우리가 함께였다면”이라는 상상의 시퀀스로 펼쳐진다. 그 장면은 관객의 마음을 찢어놓으면서도, 묘하게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세바스찬의 재즈 클럽 ‘Seb’s’에 우연히 방문한 미아는, 그와 눈을 마주친다. 그리고 그 순간, 영화는 그들의 과거와 현재,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의 가능성을 하나의 음악으로 엮는다.

“우리가 사랑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거야.”

그들의 사랑은 끝났지만, 그 사랑이 있었기에 각자는 자신의 꿈을 이뤘다. 이것이 〈라라랜드〉가 진정으로 말하는 ‘행복’이다. 사랑은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며, 그 과정을 통해 인간은 성장한다.

미아는 성공한 배우로서, 세바스찬은 재즈 클럽의 주인으로서 각자의 자리를 지킨다.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 그 순간, 관객은 깨닫는다 — 사랑이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는 것을.

〈라라랜드〉는 결국, 이별을 통해 성숙해지는 청춘의 초상화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 속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때로는, 그 사랑을 놓아주는 법도 배워야 한다.

 

꿈, 사랑, 그리고 현실의 선율

〈라라랜드〉는 화려한 색채와 음악으로 포장된 ‘청춘의 진짜 얼굴’을 보여준다. 그것은 실패와 후회, 그리고 희망이 공존하는 현실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노래하고, 사랑하고, 꿈꾼다.

이 영화는 단지 “사랑의 이야기”가 아니라, “성장의 이야기”다. 서로의 인생에 잠시 머물렀던 두 사람이 각자의 길을 가면서도 여전히 서로를 기억하는 그 장면 — 그것이야말로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화음이다.

〈라라랜드〉는 말한다. “모든 사랑은 끝나지만, 그 사랑이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

그래서 이 영화는 슬프지 않다. 오히려 눈물 속에서도 따뜻한 미소를 남긴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은, 결국 하나의 음악처럼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율은, 지금도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이렇게 흐르고 있다. “City of Stars, are you shining just for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