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생으로 시작된 어벤져스의 전쟁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Avengers: Infinity War, 2018)〉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10년 역사를 집대성한 대서사시로, 모든 영웅들이 한 자리에 모여 **‘타노스’**라는 절대 악과 맞서는 이야기다.
이 영화는 시작부터 충격적이다. 아스가르드 함선이 공격당하고, 토르와 헐크, 로키가 타노스와 맞선다. 하지만 절대적인 힘을 가진 타노스 앞에서 로키는 목숨을 잃고, 헐크마저 쓰러진다. 영화의 첫 10분 만에 ‘절망’이 세상을 덮는다.
타노스의 신념은 광기지만, 그의 논리는 철저하다. 그는 우주 자원의 한계를 이유로, 인류의 절반을 무작위로 제거해 ‘균형’을 이루려 한다. 그 철학은 냉혹하지만, 단순한 악당의 논리를 넘어선다. 이 영화가 진정한 깊이를 갖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타노스의 목표는 여섯 개의 인피니티 스톤을 모으는 것이다. 그가 스톤을 모두 손에 넣으면 한 번의 손가락 튕김으로 우주의 절반을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어벤져스는 다시 뭉친다. 그러나 이번 전쟁은 이전과 다르다— 적은 너무 강하고, 희생은 너무 크다.
운명 앞에서 무너지는 영웅들
〈인피니티 워〉는 이전의 마블 영화들과 다르게 승리보다는 ‘패배의 서사’를 중심으로 한다. 영웅들이 아무리 싸워도, 운명은 타노스의 편에 서 있는 듯하다.
아이언맨과 닥터 스트레인지, 스파이더맨은 타이탄 행성에서 타노스와 맞서지만, 한순간의 감정—피터 퀼의 분노—로 인해 그들은 스톤을 빼앗긴다. 캡틴 아메리카와 블랙 팬서, 스칼렛 위치 등은 와칸다에서 마지막 저항을 이어가지만, 시간 스톤을 손에 넣은 타노스의 앞에서 모든 것이 무너진다.
이 한 줄은 영화의 본질을 관통한다. 어벤져스는 싸우지만, 이기지 못한다. 승리 대신 남는 것은 ‘희생’뿐이다. 특히 비전과 가모라의 죽음은 사랑과 운명 사이의 잔혹한 선택을 상징한다.
비전은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며 스톤을 파괴하려 하지만, 타노스는 시간 스톤으로 그 결정을 되돌리고 비전을 다시 죽인다. 가모라는 타노스의 양녀이자, 그가 진심으로 사랑한 인물이다. 타노스는 그녀를 희생시켜 소울 스톤을 얻는다. 그 순간, 악당조차 눈물을 흘린다.
이 장면은 인간의 감정과 철학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인피니티 워〉는 단순한 히어로 액션이 아니라, ‘운명 앞에 선 인간의 이야기’로 진화했다.
무한의 전쟁이 남긴 인간의 질문
타노스는 결국 여섯 개의 인피니티 스톤을 모두 손에 넣는다. 그리고 손가락을 튕긴다. 그 한 번의 ‘스냅(Snap)’으로 세상의 절반이 재로 변하며 사라진다. 스파이더맨의 “살고 싶지 않아요”라는 절규는 수많은 관객을 울린 명장면이다.
이 대사는 악당의 말이지만, 묘하게 진실을 담고 있다. 평화를 위한 싸움, 정의를 위한 전쟁, 그 속에서도 누군가는 반드시 희생된다. 어벤져스3는 이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보여준다. 세상은 완벽하지 않으며, 영웅조차 모든 것을 구할 수 없다.
영화의 엔딩은 마블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어벤져스는 패배하고, 세상은 침묵한다. 타노스는 황혼의 태양을 바라보며 “이제 됐다”라고 속삭인다. 그 표정에는 안도와 슬픔이 공존한다.
〈인피니티 워〉는 영웅이 아닌 악당의 시선으로 세상의 질서를 재해석한다. 그것은 단순한 파괴가 아니라, ‘신의 역할을 자처한 인간의 오만’에 대한 경고다. 결국 이 전쟁은 ‘무한의 힘’을 얻으려는 자와 ‘무한의 사랑’을 지키려는 자의 싸움이었다.
희생, 운명, 그리고 무한의 전쟁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영웅의 승리가 아닌 ‘인류의 패배’로 끝나는 마블 최초의 비극적 서사다. 하지만 이 패배는 단순한 절망이 아니라, 다음 희망을 위한 기반이 된다.
토니 스타크는 생존자 중 하나로 남아 절망 속에서도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마지막 순간에 이렇게 말한다. “이것만이 유일한 길이야.” 그 대사는 〈엔드게임〉의 서막이 된다.
〈인피니티 워〉는 단순히 히어로들의 대전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한계, 희생의 의미, 그리고 운명에 맞서는 용기를 다룬 이야기다. 모든 것은 끝났지만, 동시에 시작되었다.
이 전쟁의 끝에서, 우리는 진짜 어벤져스의 의미를 깨닫는다— 그것은 ‘함께 싸우는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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